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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IY

가민엣지1000 액정 자가교체

by 벨로민턴 2020. 3. 11.

수개월 전에 가민을 끼우려다 핸들바 높이에서 떨어뜨린 적이 있다. 그때 아주 미세한 검은 줄이 액정에 생겼는데 이 줄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더니 어느 순간부터 잉크를 떨어뜨린 듯한 대왕 점으로 변해버렸다.

▲ 처음엔 한 줄이었는데 정도가 심해진 모습이다.
▲ 검은줄이 모이고 모여 대왕 점이 되어 버렸다. 마치 유기체 같다.

기능상에 문제는 없었지만 데이터 필드를 10개 모두 사용하는 유저로서 대왕 점의 존재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브레베와 자전거 여행을 좋아해서 가뜩이나 지도를 쓸 일이 많은데 화면에 이만~하게 자리잡은 왕점이 씬 스틸러 역할을 한 것이다. 마침 가민 엣지도 530, 830과 같은 신형이 발매되어 새로 구매를 할까 싶기도 했지만 올해 다닐 해외 투어 경비를 생각하니 섣불리 손이 가지 않았다. 이렇게 방치만 하던 중, 급작스럽게 12일간 일본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되어 그 전에 한번 자가 수리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고장나면 기변하는 걸로..

 

작업 과정 리포트

생각보다 가민1000의 수리는 단조로워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다만 액정 교체를 위해서는 준비물이 필요했다. 작은 사이즈의 별렌치 2종류가 그것이다. 별렌치의 정확한 규격은 모르겠지만 정밀 드라이버 세트를 가지고 있다면 그 안에 들어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 알리에서 주문한 새 디스플레이(좌) 앞면
▲ 알리에서 주문한 새 디스플레이(좌) 뒷면

가민1000은 접착제로 고정되어 있는 500, 800번대 가민과 달리 디스플레이와 하단 플레이트가 나사로 고정되어 있다. 이 나사를 모두(8개) 풀면 뚜껑이 열리는데 상판과 하판을 잇고 있는 케이블을 모두 제거하면 위아래로 완벽히 분리된다.

▲ 위 네 가지 커넥터를 위로 들어올려 제거해주면 된다. 너무 과격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다.
▲ 상판, 하판을 완벽히 분리하려면 이 테이프도 제거 해야한다.
▲ 상판 하판이 완벽히 떨어진 모습이다.
▲ 이제 상판(디스플레이)에 붙어있는 기판을 뜯어 이식해야 하는데 이땐 뒷판을 열 때 사용한 것보다 한 사이즈 작은 별렌치가 필요하다. 고정부는 총 세 곳으로 다 풀면 쉽게 제거가 된다.
▲ 상판에서 기판을 분리해 낸 모습
▲ 일종의 와셔 역할을 하는 이 금속부도 이식을 해줘야 한다.
▲ 금속 와셔의 이식도 마쳤다. (우측이 교체할 디스플레이) 이제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역순으로 조립하면 된다. 하지만 그 전에 확인해야 할 일이 한가지 더 있다.
▲ 바로 이 부분이다. 혹시나 싶어 까봤는데 랩, 스타트 버튼의 고무를 뒤집어 보면 모양이 다르다. 기왕이면 순정이 좋을 것 같아 양쪽 모두 이식해 주었다.
▲ 다시 하판과 결합해야 하는데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해주면 된다. 뽑힌 케이블을 제자리에 꽃아줄 뿐이다.
▲ 이번 작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고무 와셔 자리잡기. 이 와셔가 힘이 하나도 없고 너무 흐물거려 모양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 배터리가 있는 하판에 고무와셔에 딱 맞는 홀이 있으니 상판에다 끼우려고 고생하지 말고 하판에 맞춰놓고 결합시키길 바란다.
▲ 전원을 넣어보니 이상없이 잘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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