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월)에 연가를 내서 프로바이크 사장님과 서울 어드벤처를 다녀온 후, 곧이어 6월 20일(토)에 충주 어드벤처를 진행했다. 여느때와 같이 출근, 퇴근, 운동, 휴식의 바람직한 로테이션 속에 글을 적으려고 했으나 업무와 회식, 약속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어 운동은커녕 1주일이 지난 이제서야 자리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 어드벤처와 충주 어드벤처 모두 시작 지점은 잠실한강GS로 동일하다. 출발지점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km정도 떨어져 있는데, 반포대교부터 한강 자전거 도로(평지)를 쭉 타고 가면 되기 때문에 부담되지는 않았다. 서울, 충주 어드벤처 모두 심야버스로 이동해 새벽부터 달리기 시작했는데 한적한 한강 자전거 도로를 누비는 상쾌함은 정말 최고였다. 서울 어드벤처 때는 진행 방향을 헷갈려 왕복 20km 거리를 헤메다 돌아온 해프닝도 있었지만 워낙 잘타시는 사장님과 함께라 손해본 거리로 인한 완주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다만 사장님께 죄송했을 뿐..
그럼 먼저 서울 어드벤처이다. 기억에 남는 곳은 총 세 곳. 그 중 첫 번째는 남한산성업힐이다. 화악산이 됐건 설매재가 됐건 초반에 오르는 업힐은 항상 오를만 했던 것 같다. 체력이 풀가스이니 말이다. 남한산성 업힐에서 위장막을 친 채 테스트 중인 SUV와 세단을 발견했던 게 굉장히 신기했다. 예상컨대 산타페 페이스 리프트나 K7 풀체인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같은 구간을 왕복 운행 중이어서 총 3번 정도 마주쳤다. 그리고 남한산성업힐을 다 오르고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소방서. 남한산성 소방서는 전통한옥이 테마인듯 했다. 각 지역 관공서도 이런 특색있는 디자인으로 설계해도 나쁠것 같지 않다.
두 번째는 봉크가 찾아오려고 했을 때 들어갔던 참좋은식당이다. 간판에 돈가스가 보여 들어갔는데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시고 인심이 시골 뺨칠 만큼 후했다. 각자 콩국수를 하나씩 주문하고 돈가스 추가로 시켜 쉐어했는데, 라이더인 것을 보고 콩국수에 면을 추가로 더 담아주셨다. 그 뿐만이 아니다. 처음부터 곱빼기로 담아 주셨는데 다 먹어갈 때 쯤 면 리필해준다고 할 정도로 마음 훈훈해지는 식당이었다. 행복한 식사 시간을 마치고 옆 방에서 쉬고 갈 수 있게 허락도 해 주셨다. 그런데 누워서 잠시 자고 일어나니 테이블 위에 올려놨던 물통의 행방이 묘연하다. 찾아보니 냉장고 안에 있었다. 사장님이 날이 더우니 냉장고에 일부러 넣어두셨다고 한다. 감동이다..
세 번째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서울권 끝판왕 업힐로 불리는 설매재이다. 2015년도에 계현이의 소개로 딱 한번 와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겨우겨우 무정차로 올라갔던 그때의 공포가 떠올랐다. 그런데 컴팩트 크랭크에 32t 카세트 조합의 타막으로 와보니 힘들긴 하지만 그냥저냥 오를만 한 것이었다. (이날 타고 온 S-WORKS 타막sl4 디스크는 친구에게 빌린 것이다.) 그래, 그간 자전거로 일본 일주도하고 유라시아 횡단도 하고, 그랜드에 PBP까지 뛰고.. 그때 그 자린이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뿌듯해 하며 설매재 다운힐을 시작하는데 진국은 이 다운힐 구간에 있었다. 포트홀이 정말 많았는데 나무그늘로 어두워진 노면의 상태가 전혀 파악이 안돼 굉장히 위험했다. 심지어 길에 모래도 많았다. 코너링에 모래라도 잘못 밟았다가는 접지를 잃는 건 한순간이겠지 싶었다. 몰랐으니 타고 내려왔지 원래 타던 림 브레이크 로드였다면 끌고 내려갔을 것이다.
이어서 충주 어드벤처에 관한 얘기이다. 코스는 한강 자전거 도로를 쭉 타고 진행하다 마지막에 충주댐 부근을 일주함으로써 마무리 된다. 충주까지 쭉 평지가 이어지다 마지막에 고각 업힐인 수리재와 짧은 업다운 코스를 만나게 된다. 어드벤처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일반적인 정규 브레베보다 난이도가 낮게 느껴졌다. 때문에 할 말도 그렇게 많진 않으나 다시금 잘 조성된 한강 자전거 도로의 위엄(영산강 반성해라)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다. 국토종주를 하던 때의 추억도 떠올리면서 말이다. 또 한 가지 떠오르는 게 있다면 바로 바람 방향이다. 서울에서부터 오로지 4시 방향으로 쭉 내려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바람 방향을 보고 날을 잘 골라 출발하는 것도 좋을 법 하다. 나는 하필이면 동남풍인 날 출발해서 온종일 역풍을 맞고 달렸지만 시간도 넉넉했고 운동도 되고해서 되려 좋았다. 버스가 18시 20분차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빨리 도착해도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일대에 남은 어드벤처 코스는 이제 춘천 뿐인데 난도가 높다보니 가장 마지막 도전과제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 R12와 별개로 어드벤처와 같은 중상급 챌린지가 있어서 요새 자전거 타는 재미가 더 살아난 것 같다. 취미생활은 모티베이션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1인이기 때문에 한국 란도나스와 PT 코스 설계자에겐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가뜩이나 손목건초염이 심하게 와서 배드민턴도 못치고 있는데 자전거라는 취미가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끝.
▼ 서울 어드벤처 사진
▼ 충주 어드벤처 사진
'랜도너스 > 2019 코리아 랜도너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 코리아1200 랜도너스 2편 (2) | 2020.06.28 |
---|---|
2019 코리아1200 랜도너스 1편 (2) | 2020.03.11 |
2019 광주600 랜도너스 (1) | 2020.03.11 |
2019 대전400 랜도너스 (0) | 2020.03.01 |
2019 서울300 랜도너스 (0) | 2020.0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