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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2023 큐슈 여행

2023 규슈 자전거 여행 (5/9)

by 벨로민턴 2024. 4. 4.
날       짜 : 2023.08.30. (수)
경       로 : 미야자키 > 히토요시
이동거리 : 102km
평균속도 : 29.6km/h
경과시간 : 4시간 49분

 

일전에 일본 일주를 할 때, 마나미쨩 집에 방문해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만들어준 깻잎장아찌를 반찬으로 들고 가서 나눠준 적이 있다. 상당히 호평이었는데 일본에서는 잘 먹지 않는 식재료다 보니 아예 집 뒷마당에 깻잎을 키우기 시작하셨고, 이제는 1년에 한 번 만드는 것이 연중행사가 됐다고 한다. 뭘까 이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은? 그런데 정확한 양념장 레시피를 몰라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쿠로키 가풍의 오리지널 깻잎장아찌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시식을 부탁했는데, 우리가 아는 보편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매콤 새콤한 맛이 잘 살아있어 굉장히 맛있게 흰밥을 해치울 수 있었다.

     

도시락까지 챙겨주셔서 싯팩에 꽁꽁 싸매고 다음 목적지인 히토요시를 향했다. 사실 카고시마현 최남단에 있는 사타 곶에 들렀다 가고 싶었는데, 비 예보가 있기도 했고 일정상 너무 자전거만 타게 되는 상황(하루에 평균 200km 이상)이 될 것 같아 적당한 거리에 저렴한 숙소가 어딨는지 검색을 하다 보니 나온 결론이 히토요시였다. 

 

이날을 기점으로 연속된 우중 라이딩이 시작됐는데, 안? 덜? 젖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여름비가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물웅덩이를 일부로 밟고 지나가는 것도 재밌고, 또 잠깐 비가 그칠 때 한 번씩 비치는 푸른 하늘이 소중하기도 해서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것도 노숙을 하지 않고 하루의 끝이 깨끗하게 씻고 지붕 아래서 잘 수 있다는 보장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5일차 스트라바 로그

 

챳피 오하요
정말 바로 앞마당에서 키우고 있던 깻잎
마나미 어머니께서 차려준 아침 식사
쿠로키가 오리지날 깻잎 반찬
디저트로 요거트에 무화과까지
출발하려는 타이밍에 비가 세게 와서 잠시 대기 ㅋㅋ
전날 치킨난반을 맛있게 먹은 것을 보고, 어머니께서 각기 다른 시즈닝으로 세 조각을 넣어주셨다. 삼김도 두 개!
점심 때 바로 꺼내먹기 위해 싯팩 위에 묶어놨다
쏟아지는 비를 잠시 피해 출발했으나 결국엔 젖을 운명
가끔씩 해가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지면에서는 아지랑이가~
해탈함
일본은 하늘이 넓어서 좋다
생각없이 달리기만 해도 치유가 되는 느낌
메챠구챠..
마땅히 쉴만한 곳이 없어서 도로 위에 그냥 자리를 깔고 앉았다. 그런데 또 빗방울이 후..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평범한 코스였지만 기억에 남는 구간이 바로 이 히토요시 루프 브릿지
밑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오다보면
점점 멀리까지 경치가 보인다.
루프 브릿지를 지나 터널을 하나 지나야하는데 공사중이어서 마음대로 진입 불가. 멈춰선 채 비를 굉장히 많이 맞기도 했다
미야자키씨 BYE~

 

비가 추적추적

잠시 비를 피하며 자판기를 이용하기도

 

체크인 시간보다 너무 일찍 와서 히토요시역에서 잠시 쉬었다 갔다

 

히토요시 역에서 볼 수 있는 인형 시계(からくり時計). 갑자기 사운드가 나오더니 인형쇼가 시작해 깜짝 놀랐다

호스텔 도착. 좁고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았지만 저렴하니까 모든 게 용서된다. 세탁기도 무려 무료
저녁은 시리얼로 해결. 일본에는 그래놀라 계열의 시리얼이 많은데 정말 맛있다
내일도 비네? ^~^
세탁기가 무료인 것은 좋았으나, 습한 날씨여서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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