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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도너스/백두대간 챌린지

랜도너스 PT-19 (12개령 7고개) & 대구400

by 벨로민턴 2022. 5. 31.
일정 세우기

 

원래는 9월에 갈 예정이었던 마지막 백두대간 퍼머넌트를 5월에 앞당겨 다녀왔다.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면서 하늘길이 점점 열리고 있어, 지난 신혼여행으로 갈 수 없었던 해외 여행을 9월쯤 다녀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년까지 ACP 1만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번 해 남은 정규 대회 중 400K와 1000K을 반드시 완주해야 했는데, 이를 위해 지난 번 백두 2번과 광주600K을 연속으로 진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백두 1번과 대구400K를 붙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400K 대회 중 필수적으로 완주해야 하는 대회로 대구400K를 선택했으며, 이 대회의 출발일인 5월 28일을 기준으로 백두 챌린지 달성 계획을 세웠다. 이전에 선택한 백두 2번과 광주600K 조합에 비해 기후 및 코스 난이도 면에서 덜 악조건이었기 때문에, 완주에 대한 부담은 조금 덜한 편이었다. 

 

계 획 표 (22년 5월)
24(화) 25(수) 26(목) 27(금) 28(토) 29(일) 30(월)
근무 비번 비번 근무
(연가)
비번 비번 근무
  태백시 이동 백두 1번 대구400  

 

장비 선택

 

기존 사양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해가 많이 길어져서 다이나모 휠을 제거하고 18650 배터리와 라이트 조합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또한 탑튜브백에는 보급식, 새들백에는 경량 패딩과 바람막이, 비상 담요 등 추위 대비용 아이템을 넣었다. 비상 담요는 처음 구매한 것인데, 이번에야 말로 모텔비로 아깝게 나가는 지출을 막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것이었다. (비상 담요에 대해서는 이후에 더 자세히 언급하도록 하겠다.)
구동 파트는 여전히 컴팩트 크랭크에 32t 스프라켓을 사용하고 있다. 백두 챌린지가 마무리되면 30t로 사이즈를 줄일 예정이다.

 

출발 1주 전부터 날씨를 지켜봤는데, 첫날 비 예보에 앞뒤로 머드가드를 설치하고 태백시로 이동했다. 하지만 비는 당일 새벽에 잠시 내렸다가 그쳤고, 아침에 창문을 열자 맑은 날씨가 반겨줘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라, 백두가 이렇게 순조롭다니?' 생각했지만, 잘 된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경량화를 위해 달고 온 머드가드를 앞뒤 모두 제거했다. 그러나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었다. 둘째 날 아침에는 장렬히 우중 라이딩을 맞이하게 되었다..

 

 

코스 분석

 

코스 분석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백두 코스 중에서 가장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그냥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을 해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출발지인 태백시는 해발고도가 높고, 끝지점인 속초는 해발고도가 0m에 가까워서, 다른 백두대간 퍼머넌트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은 코스였다. 그래서 고도표와 CP 정도만 살펴보고 출발하기로 했고, 보급할 곳도 많아보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따로 체크하지 않았다.
또한 여느 백두대간 코스와 달리 고도표가 지진계 기록지처럼 들쑥날쑥하지 않고, 해발고도 600~1000m 지대를 쭉 올라가고 그대로 쭉 내려오는 아주 깔끔하고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완주까지의 과정과정

 

총평을 하자면 예상했던 대로, 그리고 듣던 대로 가장 순탄한 백두 코스였다. 주로 고 케이던스를 유지하여 젖산 축적을 최소화하는 주행을 하려고 했으며, 15~20%의 높은 경사 구간도 적어 마지막까지 몸 상태가 괜찮았다. 이전에 백두 2번을 완주한 후 자전거에서 내려왔을 때는 허리 기립근이 너무 아파 놀랐는데, 이번에는 그와는 대조적인 경험을 했다. 높고 긴 업힐 구간이 많지만, 경사도가 낮아서 다른 백두 코스에 비해 더 부드럽고 순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남에서 북으로 북행을 하기 때문에 해가 머리 뒤에 있어 얼굴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어서 쾌적했다. 
다음으로, 시간 순서대로 코스를 복기하고 기억에 남는 점만 기록해 보았다.

 

■ 출발하면 태백 시내를 잠깐 달리다가 황지교 사거리에서 좌회전으로 꺾으면서 갑자기 업힐이 시작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아직 마음과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멱살이 잡혀 백두의 세계로 끌려가는 느낌이 들기조차 했다.

 

▲ 출발지
▲ 화창한 날씨 아래의 태백 시내

 

■ CP1(강원대학)은 내리막이 끝나고 오르막이 막 시작되려는 지점에 위치해 탄력 받아 가다 지나치기 쉬운 위치에 있다. 다운힐 중에도 가민을 쳐다보긴 하지만, 대부분은 전방을 주시하며 안전 운전에 집중하곤 한다. 하지만 가민을 잠깐 안본 사이에 CP 마크를 못보고 지나치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CP 위치를 잘 체크하거나 사진으로 CP 전경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 건의령 업힐 중에 멋진 파노라마 뷰를 보며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노랫말이 제멋대로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랜도너스를 항상 여행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역시 여행은 날씨가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 건의령을 오르며

 

■ 댓재 정상 부근은 공사 중(22.05.26. 기준)이었고 백두대간 비석 건너편에 관리가 잘 된 공중 화장실이 있어 만족스럽게 이용했다.

 

▲ 공사중인 댓재 부근

 

■ CP3(동해CU 편의점)에서 빵 우유를 사서 바깥 테이블에 앉아 먹고 있는데 미니미니 한 사마귀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었다. 요 쪼꼬미들! 랜도너스를 즐기며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이런 순간들, 정말 좋다..

 

▲ 쪼꼬미들

 

■ 미지의 길을 탐험하는 것도 신나지만, 확실히 아는 길을 만났을 때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강릉 어드벤처 때 지나쳤던 백봉령 업힐을 오르며 든 생각이다.

 

▲ 백봉령 업힐

 

■ 대관령 비석 옆에서 내려다본 강릉시와 먼 동해 바다는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강한 바람으로 인해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는 어려웠다. 근처에서 풍력 발전이 돌아가고 있는 곳은 이 구역의 바람이 세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 대관령에서 바라본 강릉시와 동해 바다

 

■ 대전200K 피반령 다운힐 낙차 사고 이후, 코너링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대관령 다운힐 중에 그 트라우마를 거의 극복한 것 같았다. 정말 즐거운 다운힐이었다. 보통 헤어핀이 많은 긴 다운힐 중에 차를 만나면, 그 속도에 맞춰 굳이 필요 없는 브레이킹을 걸거나, 너무 답답하면 기회를 엿보다 위험을 감수하고 추월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관령 내리막길은 그럴 필요가 없는, 아주 절묘한 경사도를 띄고 있다. 거의 노브레이킹으로 차와 비슷한 속도로 내려갈 수 있으며, 도로 폭도 넓고, 갓길 이물질도 없으며, 미끄럼 방지 홈도 일절 없이 아주 깨끗한 도로 포장 상태를 보여준다. 초반에 어느 다운힐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코너링을 도는데 미끄럼 방지 홈이 좀 넓은 곳에 뒷바퀴가 살짝 끼어 휘청했는데, 잠시 동안 쫄보가 된 적이 있다.
‘뚱림 뽐뿌가 이렇게 오네?’

 

▲ 미끄럼 장지 홀을 보여주는 사진인데, 대관령은 이런 미끄럼 방지 홀이 없어서 아주 쾌적한 다운힐을 제공한다.

 

■ 진고개 업힐로 들어가기 전에는 사천진 해변가를 달리게 된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 딱 해가 지기 전에 그 지역을 지나가게 되어 아름다운 바다 뷰와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었다. 와이프와 영상 통화도 하고, 누워서 쉬기도 했는데, 그 시간은 마치 짧은 바캉스를 보내는 것 같았다.

 

▲ 사천진 해변의 전경

 

■ 해발 960미터에 위치한 진고개 휴게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이 강해졌는데, 터널 앞에서 갑자기 돌풍이 불어왔다. 그렇게 강한 바람이 전신을 '퍽' 강타하자, 클릿이 자동으로 빠지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바람이 너무 세서 다시 올라탈 수 없을 정도로 불어대서 끌바로 터널을 통과했다. 기온도 급격하게 떨어져서 바람막이를 꺼내 입으려는데 바람에 옷이 휘날려 입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만약에 진고개 휴게소가 열려 있었다면, 그곳에서 쉬었다 가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 진고개 정상
▲ 살인적인 바람이었다.

 

배가 그렇게까지 고프진 않았지만, 진고개 업힐에 대비해서 CP7(사천진 미니스톱)에서 스파게티 컵라면 하나와 아이스크림을 억지로 넣고 나온 것이 신의 한수였다. 고개에 도착했을 때 배는 이미 홀쭉해져 있었다.

 

해가 진 후 고개 위로 올라오니 기온이 12도 정도로 떨어졌고 땀에 젖어 체감상 더 춥게 느껴졌다. 오들오들 떨며 진고개를 내려오다가 CU가 보이자 바로 핸들을 돌려 들어갔다. 켄싱턴호텔 평창점이었는데 들어서자마자 온기가 느껴졌다. CU에서 유부초밥과 허쉬 초콜릿 드링크 2개를 구매하고 편의점 안에서 천천히 먹으려고 했는데, 벽면에 "9시 이후로는 취식 금지" 문구가 보였다. 눈물이 핑 돌았지만 들어온 쪽문 근처에는 앉을 곳이 있어서 비교적 쾌적하게 쉴 수 있었다. 또한 CU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는데 깨끗하고 무려 온수가 나와서 차가운 손을 따뜻한 물에 대니 손이 녹으며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는 기분이었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 켄싱턴 호텔 화장실. 비데는 없었다.
▲ 이렇게 전실이 있어 몸을 녹였다 갈 수 있다.

 

켄싱턴 호텔에서 밤 10시 15분에 마지막으로 식사를 하고, 다음날 오전 8시에야 다시 입에 뭔가를 넣었다. 보급할 곳이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 근처에 마을(창촌리)이 있었지만, 검색해 봐도 늦은 시간에 영업 중인 가게가 없었기 때문에 10시간 가까이 무보급 상태로 달리게 된 것이다.
추운 날씨와 배고픔, 졸림에 힘들었지만, 야간 라이딩에서는 속도도 낼 수 없기 때문에 잠을 잘 곳을 찾고 쉬었다 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내면사무소 앞에 있는 팔각정에 들어가 비상 담요로 체온을 유지하려 했다. 처음 사용해보는 비상 담요였기 때문에 기대감이 있었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발이 밖으로 나오고 몸을 겨우 한 바퀴 감을 정도의 길이만 되어 아쉬웠다. 그래도 적당히 감싸면 포근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엄청 따뜻하지는 않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담요 비닐 소리가 너무 커서 신경쓰이기도 했고, 담요 속에 몸을 구겨 넣어 잤는데 발로 한 번 툭 찬 쪽이 찢어지는 일도 있어서 내구성이 약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에 사용할 때는 조심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대구 400k에서 재사용하려고 했는데 한번 펼치면 다시 원래 크기로 접을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재사용이 불가능해, 결국 폐기해야 했다.
비상 담요 안에서 잠자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매우 피곤했던지 2시간 반 동안 깊은 잠을 청했다. 그러나 정신이 들자 엄청난 공복감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백두를 뛴다기보다 먹을 것을 찾아 나서는 느낌이었다.

 

▲ 한 번 쓰면 다시 접을 수 없는 비상 담요

 

기상 후 새벽 3시 15분부터 안장 위에 올라 라이딩을 재개했다. 구룡령을 지나 조침령을 올라가고 있을 때 날이 밝았다. 하지만 쓰리재를 넘고 나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찝찝함과 피로, 수면 부족, 배고픔이 종합적으로 찾아와 정신이 오락가락해지는 찰나에 마트가 눈에 들어왔다. 자전거를 밖에 대충 세워놓고 들어가 먹을 것을 마구 집어 구매했다. 마트 주인께서는 이 지역은 아직 날씨가 춥고 비도 오고 있는데, 어디를 가느냐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마치 엄마의 시선처럼 말이다.

구매한 컵라면과 초코칩 쿠키, 두유, 우유, 음료수를 밖에 들고 나가려고 했는데, 마트 주인은 안에서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라면에 물도 대신 받아주시고 김치도 필요하면 말하라고 했으나 자리를 제공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서 사양했다.

 

▲ 양이 많지 않지만 맞으면 아플 정도로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 설악 그란폰도 코스와 겹치나 보다.
▲ 안에서 쉬고 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다은마트 점주님 ㅠㅠ
▲ 따봉~

 

■ 다행히 비가 거세지는 않았고, 한계령을 올라가는 중에 비가 그쳤다. 기온도 살포시 올라가기 시작했고, 아까 먹은 것이 소화가 된 것 같아 졸음이 찾아왔다. 의식이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째로 날아갔을 때,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버스 정류장에 들어가 잠을 다시 청했다. 완주에는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다.

  

 

한계령 정상에 도달하면서, 한국에도 이렇게 입체적이고 웅장한 자연이 있다는 사실에 감탄이 나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바이크로 투어를 오신 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전에는 굉음과 함께 총알처럼 사라져버리는 바이크들의 뒷모습만 보았지만, 이번에는 비가 내려서 그런지 천천히 코너링을 하는 모습이 귀엽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 한계령의 경치에 압도(1)
▲ 한계령의 경치에 압도(2)

 

■ 한계령을 거의 내려올 즈음, 휴게소 같은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막국수를 파는 곳인 향토음식관이 있어서 들어가 제대로 된 아침식사를 챙겨먹었다. 맛은 새콤하고 상큼해서 아주 맛있었다.

 

▲ 편의점, 마트 보급 외의 유일한 식사였던 막국수

 

미시령을 넘기 전에는 진부령을 왕복 코스로 찍고 와야 한다. 하지만 지나온 백두대간의 업힐에 비하면 진부령은 무척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진부령 정상 근처에 마트가 있어 들렸는데, 뽕따를 계속 먹고 싶었지만 강원도에서 찾기 힘들어서 못 먹다가 드디어 소원이 이루어졌다. 여전히 갈 길이 남았지만 완주 시간에 여유가 있어 자꾸멈춰 뭔가를 사먹게 된다.

 

▲ 진부령
▲ 520 고지에서 먹는 뽕따. 너무 그리웠다!

 

미시령 업힐 구간에 진입하면서, 이제까지 거의 동호인들을 볼 수 없었는데, 한 두 명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유명한 코스라서 그런 것 같다.

 

미시령 정상에 도착하니 미친 듯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기왕 온 김에, 비석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 기념 사진을 찍을까 고민했지만, CP도 아니고 귀찮아서 생략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에서 채비를 마친 후, 속초까지 다운힐을 즐겼다. 다만, 시내 구간에서는 신호가 자주 있어서 타이밍이 안 맞으면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할 수 있다.

▲ 미시령 비석
▲ 미시령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 미시령 다운힐 중
▲ 미시령 다운힐 후, 기압 차이로 귀가 먹먹했다.

 

신혼여행으로 들른 적이 있는 속초 영금정에 도착하니 감회가 새롭게 다가왔다. 친척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고 계시던 어머니께서 마중을 나와주셨고, 고생했다며 내 돈 주고 살 수 없는 대게를 맛보게 해주셨다.

 

▲ 종착지인 영금정. 백두 챌린지도 이로써 끝이 났다.
▲ 너무너무 비싸지만 너무너무 맛있었던 대게.

 

대게를 먹고 나서는 대구 400을 위해 곧바로 출발했는데, 도착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거의 5시간쯤이나 더 걸렸던 것 같다. 운전은 이날도 모두 어머니께서 맡아주셨고, 차 안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에는 대구 83타워에서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겼다.

 

▲ 엄마와 함께 한 대구 83타워 관광

 

백두대간 어워드 달성

 

작년 11월 2일에 백두대간 4번을 완주함으로 시작된 백두대간 챌린지가 드디어 끝났다. 시작 전 백두 4번을 두 번이나 DNF 하면서 실패의 쓴맛을 보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제대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장거리 라이딩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집중해서 달리는 방식으로 완주했지만, 타임 어택이나 다회차 어워드 달성 등 주변에서 놀라운 도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모든 도전에 건투를 비는 바이다.

 

 

백두대간 퍼머넌트 별 체감 난이도?

 

각각의 백두 퍼머넌트를 주어진 시간 내에 완주했다는 조건 하에서, 날씨나 개인 컨디션에 따라 결과는 다르겠지만, 평균 속도를 기준으로 그 난이도를 대략적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나의 경우, 1번, 3번, 2번, 4번 순으로 평균 속도가 높았으므로 4번이 가장 어렵고 1번이 가장 쉬웠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개인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또한, 완주 후 가장 많은 대미지를 입은 것은 2번이었다.

 

 


 

다음 날 바로 이어서 탄 대구400K 짤막 후기

삭제했습니다.

 

▲ 19시간 56분 완주
▲ 대구400에서 최초로 만난 랜도너, 스캇로뚱님
▲ 아름다웠던 호미곶의 전경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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