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국제 대회에서는 여전히 깃털 셔틀콕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내구성이 낮아 쉽게 망가지고, 동물 복지 및 환경적 영향을 고려할 때 인조 셔틀콕의 도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최근 인조 셔틀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체력단련실에서 비(非) 동호인을 대상으로 난타를 치면서였다. 정타만 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운동이 끝난 후 바닥에는 무수한 깃털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이를 보며 '좀 더 나은 대안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한동안 구장에서 KBB5000을 사용해왔는데, 비거리, 타구감, 내구성 모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가격이 크게 올라 어쩔 수 없이 한 단계 아래인 KBB79로 변경했는데, 확실히 견고함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격에 따른 차이가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용품이 셔틀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인조 셔틀콕의 품질이 상당히 향상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체력훈련장에서 함께 배드민턴을 치는 팀원들과 공동 구매를 해보기로 했다. 물론 6PCS짜리이긴 했지만 말이다. 가격은 개당 3,000원 정도였으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어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직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존에 사용했던 깃털 셔틀콕은 너무 빨리 망가져 간혹 좋은 나일론 셔틀콕을 가져와 사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나일론 셔틀콕은 클리어나 드라이브를 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헤어핀이나 드롭 같은 정교한 기술을 구사하기에는 반발력이 너무 높고 셔틀콕을 깎지를 못해 한계가 있었다. 과연 최신 인조 셔틀콕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 직접 사용해보고 판단해볼 생각이다.
우선 각각의 셔틀콕을 놓고 외관 및 무게를 비교해 봤다. 결과 나일론과 깃털은 비슷한 무게였으며, 인조 깃털이 유난히 가벼운 편에 속했다. 손으로 들었을 때는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로 사용해 봤다. 깃털 부위를 거침없이 때리는 초보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우수한 내구성을 보여줬다. 정타 위주로 타구하는 상위 급수자들이 사용하면 오히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계속 사용하다 보니 깃대는 멀쩡한데, 코르크와 깃대의 연결 부위가 파손되기 시작하면서 셔틀콕이 점점 납작하게 눌려갔다. 이는 셔틀콕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수명이 다해가는 신호였다. 현재까지 3개 정도 사용해 봤는데, 그중 2개는 깃대가 손상되었고, 1개는 깃털이 파손되어 사용을 중지했다.
비거리는 나일론보다는 덜 나가지만, 깃털보다는 약간 더 긴 느낌이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셔틀콕이 마지막 순간에 속도가 급격히 줄어야 깃털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데, 이 제품은 조금 더 멀리 뻗어나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연습구로서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타구감은 깃털 셔틀콕과 거의 흡사했다. 타구음도 유사해서 인조 셔틀콕으로 전환해도 큰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일론 셔틀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거위털이 10점이라면, 인조 셔틀콕은 8점, 나일론 셔틀콕은 4점 정도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보자들과 연습 게임을 할 때 깃털 셔틀콕은 너무 쉽게 망가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충분히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깃털 셔틀콕 두세 개를 사용할 때, 인조 셔틀콕 하나 정도면 대체할 수 있을 듯하다. 앞으로 소재 공학이 발전하고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 언젠가 깃털 셔틀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인조 셔틀콕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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